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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병: 3.7/5.0
독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며 시간여행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 보통 시간여행 하면 양자물리학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많은데 <다크>는 전기에너지와 방사능을 이용했다. 독일어 듣기 공부할 겸 해서 틀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이틀만에 다 봤다. 그렇지만 시즌 2의 중후반부는 늘어지는 감이 있음... 곧 새 시즌이 풀린다니 기대된다. (6월 27일 예정) 전반적인 BGM들이 무척 좋다!
원전이 있는 작은 마을에서 십대 소년이 실종되는 일이 발생하며 시작되는데, 처음부터 요나스가 이 극의 주인공임을 강렬하게 느꼈다. 그런데 보다보면 요나스가 안 나오는 회차도 꽤 되기 때문에 자주 잊게 되는데 결국 끝날 때는 꼭 요나스와 관련된 힌트를 주면서 끝낸다. 동네 경찰 샬롯의 존재는 시간이 갈수록 강렬해지면서 이 둘이 앞으로 극을 이끌어나갈 주요한 인물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볼 때 각 인물들의 이름이나 성을 잘 기억하면서 보는 게 재미를 더 돋울 수 있을 것이다.
아포칼립스가 도래하는 때를 2020년 6월이라고 해서 좀 웃었다... 예 2020년이 좀 쑥대밭이긴 한데요... ㅋㅋㅋㅋ
마을 내 다양한 시간대의 인물들을 다루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 베스트 캐스트는 2019요나스와 1986울리히를 주겠다. 2019요나스와 성인이 된 미래의 요나스의 싱크가 무척 잘맞았고 2019요나스만의 불안정한, 여린 덜 큰 느낌을 잘 보여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져가는 느낌을 보여줬고, 1986울리히는 잘생긴 그시절 펑크반항아 느낌이 죽여줌. 시간대마다 기존 배우들이 분장하지 않고 섭외된 배우들이 모두 다르니 누가 누구인지 맞추는 재미도 있다.
이 작품에서는 ‘미래 또한 과거에 영향을 준다’라는 명제를 꾸준히 이용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주 막장 집성촌 이야기 같음. 아니 이게 집성촌이지 다른게 집성촌인가? 성만 다르게 쓴다고 혈육이 아닌것도 아닌데...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이 정해진 레파토리를 부수려고 발버둥쳤지만 후에 이 발버둥마저 정해진 레파토리의 일부였다는 것을 보여줄 때 이 명제를 극중에서 확고히 보여주려는 것 같았음. 그래도 <백 투 더 퓨쳐> 스타일은 탈피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시즌 2에서 흥미로운 인물을 꼽으라면 클라우디아를 꼽을 것 같다. 이전 시즌에서는 큰 존재감이 없었는데 2에서는 요정할머니 급 존재감으로 떠오르더니 본격적으로 시간여행을 하기 시작한다. 클라우디아의 아버지인 에곤 역시 샬롯, 요나스나 클라우디아와 마찬가지로 진실을 열심히 조사하는 인물이어서 안타깝게 보게 된다. 요주의 인물인 샬롯의 시아버지, 헬게에게도 꼭 주목했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관심을 안줘서 헬게가 누군데?? 하면서 다시 찾아봄.
새 시즌에서는 예고된 아포칼립스 직전 실종사건의 조사를 맡은 새로운 경찰, 샬롯, 마르타와 절망한 요나스가 보여줄 전개가 기대된다. 샬롯을 대신해 사건을 맡은 이 경찰이 왜 레기나의 남편에게 집착하는지 무척 궁금하고, 도대체 아그네스와 트론테 닐젠(울리히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시계박사도 궁금하다. 아직 풀어야 할 떡밥이 너무 많아서 다음 시즌을 꼭 봐야만 한다.
+12.07.2020) 시즌 3까지 다 봤다. 이제 정말 완결이긴 한데 시간여행에 평행세계까지 꼬여 머리가 무지하게 아프다. 2까지가 머리가 덜 아프게 재밌었던 듯 하다... 독일 작품답게 우울하고 파괴적인 마무리였는데 초반 예상과는 살짝 다른 전개였다.
마르타가 연극에서 아리아드네를 맡아 연기하는 부분을 자주 보여주길래 마르타가 뭔가 요나스의 길잡이 역할을 할 줄 알았지만 평행세계가 엮이면서 시간여행자로서 서로 꼭 닮아간다. 천생연분이라는 대사는 이 때문에 등장한 듯 하다. 이전까지는 마르타가 요나스에게 정신적으로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새로운 시즌에서는 마르타 역시 이야기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요나스의 예상과 다르게 요나스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도 요나스와 같은 운명을 겪어야 하는 사람이 꼭 필요했다. 이 두 세계의 인물들이 서로 섞이면서 시청자 역시도 도대체 이게 어느 세계의 누구인지 엄청나게 헷갈린다.
이전 시즌까지 보고 난 후 내가 궁금해했던 부분은 거의 풀리지 않았고,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는 데에만 많이 치중했다. 아그네스, 트론테, 샬롯 등과 관련해서는 별달리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진 않았고, '근원'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노아가 제일 큰 문제인 줄 알았는데 노아 역시 다른 이들에게 놀아난 인물 중 하나였다. 노아가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처음에는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아주 애정이 없지도 않았던 듯 하다.
입술에 흉이 진 남자가 사람들을 계속 해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 남자가 누군지는 알았어도 왜 해쳤는지는 잘 모르겠음.
결국 모든 것이 증발하는 엔딩인데 근원이 문제의 시초가 될 뻔한 인물들을 학살할 필요가 있는지? 정말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시계박사를 죽이는게 낫지 않나요...
그리고 아담과 이브라고 스스로를 이름짓고 사는게 좀 구리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시간여행자인데 왜 이브는 얼굴이 멀쩡하고 아담은 저렇게 녹아내렸는쥐;
시계박사는 계속 미스테리한 인물이었는데 이번 시즌에서 중년의 요나스가 크게 힌트를 주긴 한다. 아포칼립스에서 벗어나서 친구들과 머무르는 곳이 큰 힌트였던 듯.
전에도 말했지만 도대체 누가 누군지 잘 기억하면서 봐야한다. 이제는 시간뿐만 아니라 세계 자체가 다르니 꼭 꼭 기억해야함. 이번에도 보면서 도대체 질리야가 누군데? 했었다... 못해도 한 명씩은 헷갈린다.